부산 중구 중앙동과 남포동 끌자락에는 동광동 인쇄 골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인쇄소가 모여 있는 지역은 서면 인쇄 골목과 동광동 인쇄 골목 두 군데가 남아 있습니다. 서면은 점점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듯하고 동광동은 아직은 옛 모습과 현재의 시간이 혼재되어 있는 듯하네요. 동광동 인쇄 골목에는 200여 개의 업체가 모여 있고 부산 인쇄물의 50%를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중앙동의 40계단과도 이어져 있어서 한국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을 왔던 지식인과 예술인들도 자주 들렀다는 인쇄 골목을 산책해 봅니다.
인쇄 골목을 알리는 간판 옆 큰 골목길에 들어서면 인쇄 골목이 시작됩니다. 양 옆으로 인쇄소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여기저기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골목 사이사이에는 또 다른 좁디좁은 골목들이 있고 그 사이 낡은 인쇄 간판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어 시간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지은 지 무척 오래되어 보이는 아파트와 구옥을 개조한 인쇄소, 목욕탕, 이발소 등 추억을 돋게 만드는 건물들과 다양한 조형물이나 벽이나 건물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재미있는 볼거리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기상관측소 방향 오르막을 막 들어서면 부산 근대 미술 1세대 화가 남장 김종식 화가의 작업실이 있습니다. 벽에 담쟁이 덩굴이 뒤덮여 있는 집인데 30년 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담쟁이 벽을 끼고 올라가다보면 정겨운 돌담과 예전 다테이지 가옥을 개조한 중구 문화원도 나옵니다. 문화원 옆 예전 창고로 쓰였던 건물은 복병산 작은 미술관으로 운영 중입니다.
또, 근처에는 빨간 벽돌 건물에 파란색 기와 지붕이 있는 집은 한국 전뱅 때 화가 이중섭이 대한도기에서 일하며 지낸 곳입니다. 그 외에도 곧 무너질듯한 집에 사람이 아직 살고 있고 이미 폐가가 된 집들까지 한국 전쟁 당시의 모습들이 남아 있는 곳도 있습니다.
동광동은 현재 진행 중인 삶의 현장과 이미 지나온 삷의 현장들이 잘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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